LNG 8강 탈락…올해도 계속된 ‘스위스 전승’의 저주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올해 리그오브레전드(LoL)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2024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이 지난 17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8강 여정을 시작했다.
월즈는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LoL e스포츠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다. 8강인 녹아웃 스테이지가 시작되자마자 이변이 발생했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전승으로 통과한 중국 리그 LPL의 리닝 게이밍(LNG)이 같은 지역의 웨이보 게이밍(WBG)에게 세트 스코어 3 대 1로 패한 것이다. 당초 LNG가 3승 0패로 올라온 데 반해 WBG는 3승 2패로 최종전에서 8강 막차를 탄 만큼 LGN의 우세가 점쳐졌다.
이번 LNG의 패배로 월즈 ‘스위스 전승’의 저주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2023 월즈에서도 스위스를 전승으로 통과한 국내 리그 LCK 소속 젠지 e스포츠가 8강에서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BLG)에게 패하며 충격의 8강 탈락을 당했었다. 당시에도 BLG는 스위스를 3승 2패로 최종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올라온 팀이었다. 메이저사이트
월즈 8강에서 스위스 전승 팀이 고전을 겪는 이유로는 ‘일정 간 간격’이 너무 길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LNG의 경우 5일에 스위스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12일이 지난 17일에 8강을 치렀다. 다른 팀과 연습 경기(스크림)를 치른다고 하지만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젠지 역시 10월 25일에 스위스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9일간의 경기 공백이 있었다.
챔피언 티어 정리 등 실전 데이터의 부족도 이유로 제기된다.
다른 팀의 경기를 보고 스크림을 하는 것만으로는 현재 대회에서 주요 밴픽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LNG는 WBG와 대결에서 1세트 레드 진영을 택했지만 잭스를 스스로 금지해 나르를 내주면서 탑 라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스위스 스테이지 후반으로 갈수록 저평가를 받은 원거리 딜러 진을 계속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젠지 역시 BLG와 8강 2세트에서 당시 주요 챔피언으로 꼽힌 럼블, 자르반, 오리아나 등을 상대에게 쉽게 내주면서 메타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승자의 저주를 겪었던 젠지가 올해는 이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젠지는 올해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도 3승 0패로 가장 빨리 통과했다. 오는 20일에 북미리그 LCS 1번 시드인 플라이퀘스트와 8강 대결을 벌인다. 플라이퀘스트가 상대적 약팀으로 꼽히는 만큼 젠지의 4강 진출은 유력해 보인다. 다만 플라이퀘스트가 스위스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올라프, 누누와 윌럼프 등 독특한 밴픽으로 세트 승을 따낸 만큼 이 같은 변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